시골길 음악가

10년 후 은퇴를 앞두고 귀촌을  도민 중이라면 (은퇴, 저널, 계획, 마음가짐)

은퇴가 ‘막연한 미래의 일’ 같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10년 후면 퇴직을 앞두고 있는 나이, 현실적인 인생 2막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50대 중반의 직장인이 귀촌을 고민하게 되는 과정은 단순히 ‘자연을 동경해서’가 아니다.

 

삶의 리듬, 경제, 인간관계, 건강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기준점을 세우는 시간이다. 이 글은 그런 고민을 실제로 시작한 한 사람의 시점에서, 은퇴 10년 전부터 귀촌을 준비하는 여정을 저널 형식으로 담았다.

 

1. [50대의 현실] 퇴직이 다가오자 달라진 풍경

 

올해로 53세, 대기업에서 25년째 근무 중이다. 40대까지만 해도 “아직 멀었다”라고 느꼈던 퇴직이, 요즘 들어 현실적인 단어로 다가오고 있다.

 

사무실에서도 하나둘씩 은퇴 준비를 언급하는 동료들이 늘어나고, 후배들과의 나이 차이는 점점 커진다. 나 역시 문득문득, “퇴직 후에 나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지금의 수입, 삶의 구조, 인간관계가 언젠가 뚝 끊길 수도 있다는 공포가 가슴을 눌러온다.

 

 

며칠 전, 휴가 중 아내와 함께 다녀온 강원도의 시골 마을. 그 조용한 풍경과 마을 주민의 여유로운 웃음을 보며, 처음으로 귀촌이라는 단어가 구체적으로 떠올랐다. 도시에서는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없다.

쉬는 날조차 머릿속은 일로 가득하다. 하지만 시골은 달랐다. 자연의 시간에 맞춰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순간 어렴풋이 느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집은 어떻게 마련하지? 수입은? 의료는? 무작정 이사할 수는 없기에, 나는 10년 후를 목표로 ‘지금부터 준비하는 귀촌’을 다짐하게 되었다.

 

2. [준비의 시작] 은퇴까지 10년, 귀촌까지 로드맵 짜기

 

첫 번째로 정리한 것은 생활비 시뮬레이션이었다. 현재 월 지출은 약 380만 원. 귀촌 후에는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해도, 적어도 1억 원 이상의 예비 자금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지금부터라도 적금과 펀드를 정리하고, ‘귀촌 준비 계좌’를 별도로 개설해보기로 했다.

집 문제는 좀 더 어려웠다. 그래서 택한 방법은 ‘살아보기 귀촌 프로그램’에 매년 1회씩 참여하자는 것. 1~2주 정도 지역에서 실제로 살아보며, 어디가 내 성향에 맞는지 판단해 보기로 했다.

 

 

두 번째는 은퇴 후 직업 모델. 평생 마케팅 업무를 해왔기에, 내가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온라인 컨설팅, 블로그, 로컬 브랜드 마케팅 등의 방향을 구상했다. 최근에는 귀촌인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도 관심이 생겨, 소소하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배우자와의 방향 일치다. 혼자만 준비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아내와 충분히 대화하고, 자녀의 대학 졸업 시기와 독립 가능성도 체크하면서 계획을 맞춰나가고 있다.

 

3. [마음가짐의 변화] 귀촌은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처음에는 “과연 내가 시골에서 잘 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귀촌은 ‘도망’이 아니라, 오히려 ‘내 삶을 다시 설계하는 도전’이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지금까지는 조직 안에서의 성공을 위해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가족, 건강, 일상, 내가 좋아하는 일에 더 집중하고 싶다.

 

 

요즘 나는 매주 주말마다 작은 실천을 하고 있다. 아파트 옥상 텃밭에 방울토마토를 키우고, 주말에는 시골 빈집 카페에 들러 지역 창업자를 만나기도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공통점이 있다. “용기보다 준비가 먼저였다”는 것. 그래서 나도 은퇴까지 남은 10년을 '단계별 귀촌 준비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귀촌은 정년을 기다리다 맞이하는 마지막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 준비해서 시작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인생이다. 지금의 고민은, 어쩌면 가장 이른 시작이자 가장 늦지 않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귀촌은 막연한 선택이 아니다. 특히 40~50대라면,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생활비, 정서적 변화, 직업 계획, 가족 동의 등 모든 것을 미리 점검하고, 단계별로 설계한다면 귀촌은 결코 낯설지 않다.

 

지금 내가 하는 작은 실천들 — 예산 관리, 지역 체험, 콘텐츠 제작, 배우자와의 대화 — 이 모든 것이 10년 후를 위한 튼튼한 기반이 된다. 당신도 고민 중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오늘부터의 귀촌 저널'을 써보기 바란다. 그 첫 줄이, 당신의 미래를 바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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